현장과 만나다 ①
장소영 ‥
미디어교육 강사
“요즘 즐겨 보는 콘텐츠가 뭐예요?” 미디어 비평 관련 교육을 진행할 때 종종 ‘풍요 속 빈곤’이란 말이 떠오른다. 무 언가를 계속 보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한 신비 체험! 아이들은 선뜻 떠 오르는 게 없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슈가 되는 영상이나 영화, 드라마 이야기 를 하면 신기하게도 다 알아듣는다. 심지어 청소년 관람 불가인 영화 <오징어 게 임>도, 그들이 태어나기 훨씬 전에 방영되었던 MBC 드라마 <전원 일기>까지 훤히 꿰고 있다. 기억나는 것도 없지만 또한 모르는 것도 없는 아이들. 그러나 자 세히 물어보면 대부분 제목만 들어봤다거나 짧게 편집된 영상을 통해 부분적인 내용만 본 게 전부다. 한때 ‘사딸라’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2003년에 방영된 SBS 드라마 <야인 시대>에서 김두한 역을 맡은 배우 김영철 씨의 대사이다. 한국전쟁 당시, 군수물 자 운반 노동자들의 임금 협상 과정에서 미 육군에게 일당을 4달러로 올려 달라 고 요구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온라인 플랫폼에 다양한 형태로 편집되어 퍼 져나갔다. 십수 년 전 드라마 덕분에 해당 배우는 이를 패러디한 햄버거 광고까 지 찍는 등 인기를 누렸다. 무슨 드라마였는지, 어떤 장면에서 나온 말인지, 왜 다 시 주목받게 되었는지 따위는 전혀 관심 없었다. 수많은 콘텐츠 중 하나였을 뿐, 그저 재미와 흥밋거리로 소비되고 또 다른 흥밋거리의 등장으로 잊혀갔다.
미디어는 ‘컨테이너 (container)
’, ‘콘텐츠 (content) 소로 이루어져 있다. ‘컨테이너’는 내용물을 담고 있는 물리적 도구나 장치에 해 당하고, 그 컨테이너에 담긴 내용물을 ‘콘텐츠’라고 하며, ‘콘텍스트’는 컨테이너 환경과 콘텐츠에 담긴 내용의 맥락과 생산 배경 등을 의미한다. 디지털 미디어는 미디어의 물리적 형태, 즉 컨테이너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컨테이너의 환경 변화에 따라 생산되는 콘텐츠의 양상, 즉, 미디어 재현의 형태 와 방식도 크게 바뀌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쉽게 미디어를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콘텐츠의 생산은 수많은 유형으로 조각나고 분절된다. 생산된 콘 텐츠는 서로 결합·연결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컨테이너와 콘텐츠의 다양화 덕분에 볼거리, 즐길 거리는 더 풍부해졌다. 물론 그 수많은 콘텐츠가 다 가치 있는 정보는 아닐 것이다. 고품질 콘텐츠와 저 품질 콘텐츠를 분별할 수 있으려면 비판적 시각이 우선되어야 한다. 소비자 역할 뿐 아니라 생산자 역할까지 더해진 요즘, 미디어 비평은 양질의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고 즐기기 위한 선순환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다.
’, ‘콘텍스트 (context)
’의 3개 요
요즘 세대는 많은 것을 보지만 또한 많은 것을 빠르게 지나쳐버린다. 미디어교 육 강사로서 아이들이 콘텐츠를 제대로 ‘씹고 뜯고 맛볼’ 수 있는 방법적인 부분 의 해결이 필요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프리즘 (PRISM) 형’이다. ‘프리즘’은 광선의 굴절과 분산을 위해 유리나 수정 등으로 이루어진 다 면체 광학 부품이다. 미디어 콘텐츠를 다면적 관점으로 바라보자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프리즘 분석 모형’은 2022년 「미디어교육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 한 수업지도안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이를 기반으로 한 비평 수업 사례를 통해 비판적 미디어 읽기 교육의 방향성을 함께 나누어보고자 한다. 미디어 이용자가 미디어 속 재현을 올바르게 읽어내려면 어떤 비판적 분석 방 법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엘리자베스 토만 (Elizabeth Thoman) 가지 미디어 리터러시 핵심 개념을 기반으로 한 질문을 제시했다. 그녀는 생산자 와 소비자 측면에서 재현된 콘텐츠를 볼 때 필요한 다섯 가지 개념으로 제작자, 제작 포맷, 수용자, 콘텐츠 내용, 제작 의도를 제시했다. ‘프리즘 분석 모형’은 엘 리자베스 토만의 질문을 더 세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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