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나의 이야기, 나의 방식 남들은 나를 두고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 말이 꼭 칭찬처럼 들릴 때도 있고, 가끔은 ‘너무 독불장군 아닌 가?’ 싶어 혼자 웃음이 날 때도 있다. 세상은 정해진 길을 걸으라지만, 나는 늘 내 발자국으로 그 길을 다 시 그리고 싶었다. 나는 나대로 살아온 것 같지만, 그게 과연 ‘잘’ 살아온 걸까? 그걸 판단하는 일은 시간이 할 몫이다. 그래서 나는 그저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을 품 고 세상을 건너왔는지 기록해보려 한다. 예전 나는 거울 앞에 서는 게 참 어색했다. 거울 속에 비친 내가 낯설고, 어쩐지 내가 아닌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일부러 거울을 피하거나 스쳐 지나기 일쑤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마다 마치 주문이라도 외우듯 거울 앞에 선다. 그리고 거울 속의 나에게 말한다. "그래, 오늘도 너답게 살아라." 이제는 거울 속의 내가 낯설지 않다. 조금은 주름진 이마와, 푸석한 머리칼, 하지만 여전히 또렷한 눈빛을 한 그 사람이 바로 ‘나’였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이야기다. 누군가에게는 재미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미소를 지을 한 페이지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기록일지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이건 나를 위한,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인생의 조각들이니까.
1장. 시골소년, 세상과 마주하다
나는 충청북도 진천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논밭 사이로 난 좁은 흙길, 마을 어귀를 지나는 냇물, 봄이면 들판 가득 피어나는 유채꽃과 여름밤 하늘을 수놓던 별빛 아래에서 자랐다. 우리 집은 농사를 짓는 집이었다. 아버지는 성실했고, 어머니는 따뜻했다. 형제는 여럿이라 언제나 집안은 북적였다. 마당 한 켠에는 아버지가 기르던 소가 있었고, 뒤뜰에는 작은 텃밭이 있어 어머니는 계절마다 채소를 심고 거두었다. 그 시절 나는 남달리 고집이 셌다. 어릴 때부터 뭔가 내 방식대로 해야 속이 시원했으니, 형들이 “야, 같이 가자” 해도 나는 굳이 돌아가며 혼자 놀길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장난기가 많아 동네 어른들에게도 많이 혼났다. 여름이면 개울에서 멱을 감다가 어른 몰래 참외밭에 들어가 참외를 따먹고 도망치기도 했고, 가을이면 고구마밭에 숨어 친구들과 불을 피워 구워먹다 들키기도 했 다. 하지만 그 모든 일상이 내겐 너무도 소중한 추억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 자유롭게 뛰놀며 배웠던 자연의 이치, 그리고 늘 바쁘고 고단한 부모님 곁에서
2장. 다름을 껴안는 법
형제들과 부대끼며 배운 살아가는 법. 그 시절 나는 가난했지만 불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일매일이 모험이었고, 어른이 되면 세상 끝까지 가보겠다는 기특한 꿈을 품은 시골소년이었다.
어릴 적 나는 세상이 내 방식대로만 흘러가길 바랐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했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처음 맞닥뜨린 선배, 친구, 선생님… 다들 ‘어른’인 척하지만 속으로는 나와 다를 바 없음을 알게 됐다. 그때 깨달았다. 다름을 인정하는 법.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선배들과 부딪히며 ‘왜 꼭 선배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나’ 목소리를 높였고, 학교 행사와 친구,선배 그리고 선생님 들과 함께 하는 이런저런 모임 에서는 무조건적인 예의와 형식을 거부하며 ‘싫으면 안 하고 말겠다’ 해버리기도 했다. 처음엔 친구도 잃고, 오해도 샀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알게 됐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란 것.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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