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왜 한국문학을 이야기하는가 … 3
2. 한국문학의 영역 … 7
3. 한국문학의 갈래 … 24
4. 언어·문체와 율격 … 141
5. 문학비평 … 174
6. 문학작품의 유통과 서책 … 194
7. 한국문학의 위상 … 216
우리는 왜 한국문학을 읽고, 이야기하며, 연구하는가? 물음을 던지고 받는 이가 모두 이 땅에 살고 있는 한국인인 한 이 질문은 무의미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 이 물음은 무의미하다. 우 리가 의식하든 않든 한국문학이 과거로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읽고 이야기하며 정밀 하게 이해한다는 일은 굳이 까닭을 묻기 이전에 하나의 주체적 필연 성으로 우리에게 부과되는 과업이다. 그러나 오늘의 시대를 사는 한국인으로서 우리는 이 자연스러운 대답이 그 원칙적 타당성만큼 자명하게 받아들여지는지 확신하기 어 려운 때가 더러 있음을 느낀다. 단적으로 말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종류의 물음에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마주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왜 굳이 <한국(韓國)>문학을 중요한 관심사로 삼는가? 그 것은 수많은 개별문학 중에서 어떤 하나를 이해하는 것과 대등한 선 택의 평면 위에 놓인 한 가지 일인가, 혹은 각별한 의의를 지니는 과 제인가? 우리는 왜 굳이 한국<문학(文學)>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가? 문학 은 많은 부분이 상상적 체험과 정서적 감응력에 의존하는데, 그렇다 면 우리에게 더 긴절한 요청은 객관적 실체로서의 역사와 그 이념, 사상에 대한 이해에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아닌가? 격심한 모순과 갈등으로 이어진 우리의 과거를 해석하고 현재를 조명하는 데 있어서 문학을 읽고 논하는 일은 역사학, 사회학, 정치학 등의 다 른 인문 · 사회과학만큼의 값이 있는가? 한국문학의 전체적 윤곽을 살피고자 발걸음을 떼어 놓으려는 단계 에서 두 가지 물음에 대해 완전한 답을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둘째 물음은 단순한 사변적(思辨的) 성찰의 과제에 그치지 않고 문학
을 읽고 논하는 우리의 실천에 의하여 그 답이 완성될 수 있는 성질 의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위의 물음들에 대한 적극적 응답의 전망이 서지 않으면 한국문학의 온당한 이해를 위한 시야가 명료하게 설정되기 어렵다. 무엇을 이해한다는 행위는 언제나 주체의 위치와 시각에 관한 자각적 인식을 필요로 한다. 이 땅의 역사와 문화의 아들인 한국인이 한국문학을 진지한 관심 사로 삼는다는 것은 대등한 평면에 병렬되어 있는 여러 문학 중에서 어떤 일부에 흥미를 느끼는 일과는 원천적으로 구별된다. 논리상으로 가정한 초월적 시각에서 본다면 한국문학은 물론 중국문학, 일본문 학, 영문학, 프랑스문학, 칠레문학…… 등과 마찬가지로 지구상에 존 재하는 수많은 개별문학(個別文學)의 하나일 따름이다. 이들은 모두 문학이라는 커다란 덩어리의 한 부분이자 분신(分身)이므로 사람들은 그 어느 것을 통해서도 문학의 일반적 이해에로 나아갈 수 있다. 그 러나 모든 사람은 추상적인 일반개념으로서의 <사람>으로 존재하지 않고 일정한 언어, 역사, 문화에 의한 집단 속의 <나>와 <우리>로 존재한다. 이것은 곧 우리가 특정한 문학적 환경 속에서 이 세상과 대면하며 모국어를 통해 자신의 체험, 생각, 감정과 세계의 형상(形 象)을 그려내도록 조건 지어짐을 뜻한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이 제약은 일종의 감옥처럼 보인다. 어 머니의 속삭임과 자장가, 할머니의 옛이야기, 마을의 전설과 민요, 종교적 세계관의 원형을 내포한 신화(神話)와 경전(經典), 욕설, 은어 (隱語), 금기어(禁忌語), 속담, 커 가면서 얻는 갖가지 사회 · 문화적 체험, 예로부터 지금까지의 갖가지 고전(古典)과 숱한 작품들, 문학 · 예술에 관한 이런저런 설명과 다툼 … 이런 수많은 것들이 사람으 로 하여금 특정한 모국어 문학의 상속자가 되게 하며, 그를 그 속에 얽어 넣는다. 우리가 외국의 언어와 문학을 힘써 알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갇혀 있음>의 편견이나 무지를 넘어서 더 넓은 안목으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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