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아주 오랜 짝사랑을 끝내는 기분입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면 나니아 연대기와 해리 포터가 있습니 다. 끼니를 챙기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잊고 활자 속의 세계가 너 무 좋아 푹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곳에서는 밥을 먹지 않아도 온갖 맛이 나는 젤리를 나의 혀로 직접 느낄 수 있었고, 방구석에 웅크려 앉아서도 빗자루를 타고 하 늘을 날았고, 책장만 넘기면 사자를 타고 이세계의 왕이 될 수 있었 습니다. 그뿐인가요. 엄청난 행운의 주인공이 되어 윌리웡카의 초콜릿 공장을 누볐고, 마틸다의 초능력도 쓸 수 있었으며, 심지어는 세상 을 구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책으로 세상을 배웠고, 생각하는 법을 연습했고, 마침내 무엇이든 말하고 싶어 근질거리는 입을 참지 못
할 지경이 되었을 때,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문예창작을 ‘전공’ 삼아 공부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이 년을 7 채워갑니다. 문학은 제게 있어 광장입니다. 아주 큰, 무엇이든 말하
고 듣고 싶어지면 나가서 몇 시간이고 머물 수 있는 광장이요. 세상 의 온갖 이야기, 기상천외한 삶, 역사와 진보의 지점까지 그 광장에 모여듭니다. 휘발되더라도 끊임없이 말해야 합니다. 작은 중얼거림 이라도 광장을 거치고 여러 사람의 눈과 귀를 경유하면 어떤 방식 으로든 이정표가 되리라 믿습니다. 광장은 여기 있습니다.
년 가을의 끝에서 김지연
차 례
산책로
분수대
들어가며 … 4
투명한 존재 …
가로등의 시간 …
은행나무 사거리 - 번길 행복고시원 앞 … 16 4
19 모자이크 … 21 어떤 사람의 발자국은 혼자 소리가 날 것 같다.. 24
방황하는 자를 위한 등불 …
빚의 렌즈로 바라보기 굴레 혹은 유대 … 38 소설에 대한 소설 쓰기 … 58 분리된 자아, 너머의 세계 … 73 상징으로 복원되는 세계 … 87
앞부분 일부를 원문에서 글자로 옮긴 것입니다. 표·그림과 전체 내용은 이북에서 확인하세요.